살 빼래서 뺐는데도 똑같다···검붉은 거품 소변, 이 병의 함정
신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

콩팥(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생명 필터다. 요즘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늘고 있다. 콩팥이 망가지면 폐기물이 가득한 쓰레기장처럼 체내에 노폐물이 쌓여 온몸이 오염된다.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고 소변을 배출하지 못해 온몸이 퉁퉁 붓는다. 결국 투석 치료로 콩팥의 여과 기능을 대신해야 한다. 콩팥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 콩팥이 보내는 위험 신호와 콩팥을 망가뜨리는 요인을 살펴봤다.
소변 검붉거나 거품 심하면 콩팥 기능 검사를
소변은 일상에서 콩팥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온몸을 순환하는 혈액은 콩팥 내 사구체에서 포도당·아미노산 등 필요한 것은 걸러내 다시 흡수하고, 크레아틴·요산 같은 노폐물은 소변으로 만들어 배출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문주영 교수는 “소변의 색·성상 등 물리적 상태 변화를 관찰하면 콩팥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소변을 봤을 때 색이 검붉다면 혈뇨를 의심한다. 소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혈액이 섞여 노란 소변 색이 검붉게 변한다. 일반적으로 색이 붉을수록 바깥쪽인 방광·요도 이상을, 흑갈색·커피색 등으로 어두울수록 더 내부에 위치한 콩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비누를 풀어놓은 듯 거품이 심한 거품뇨도 콩팥 이상을 알리는 신호다. 콩팥에서 걸러져야 할 단백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혈뇨·거품뇨가 반복적으로 관찰되면 콩팥 기능을 점검한다.
소변 농축 능력 떨어지면 밤 소변 늘어나
소변을 보는 패턴 역시 달라진다. 특히 밤에 유독 소변량이 늘어났다면 콩팥 기능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밤에는 항이뇨 호르몬의 작용이 약해져 소변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신정호 교수는 “콩팥 기능 저하로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떨어져 밤에 더 많이,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린다”고 말했다. 야간뇨라고 무조건 신기능 저하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전립샘비대증은 낮에도 밤에도 자주 찔끔찔끔 소변을 본다.
약 먹어도 만성질환 관리 안 되면 위험 징후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도 콩팥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징후다. 대한신장학회에서 투석 치료 등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의 원인 질병을 분석했더니 1위가 당뇨병, 2위가 고혈압이었다. 전남대병원 신장내과 배은희(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 교수는 “혈압·혈당이 높은 채로 지내면 콩팥을 이루는 혈관이 서서히 병든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으로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 사구체의 여과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고, 혈당이 치솟아 눈에 당뇨합병증이 생기는 식이다. 혈압·혈당 수치는 나빠지지만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만성 콩팥병 고위험군인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매년 놓치지 말고 초기 콩팥 손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정밀 소변 검사인 미세단백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암 환자는 콩팥 건강 신경 써야
암 환자도 콩팥 기능 약화에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황진호 교수는 “치료를 위해 신독성이 있는 항암제를 쓰거나 암 전이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하는 CT를 촬영하다 콩팥 기능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신부전 위험이 2.3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드물게 암세포가 콩팥을 침범해 기능을 약화하기도 한다.
진통제는 5일 이내로만 사용
진통제는 콩팥과 상극이다. 콩팥을 보호하는 진통제 성분은 없다. 만성 콩팥병 환자가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했을 때 이부프로펜·나프록센·케토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콩팥 손상이 없는 20대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순식간에 콩팥 기능이 나빠졌다는 연구도 있다.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콩팥을 챙기면서 안전하게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는 기간은 5일 이내다. 진통제를 먹은 후 소변량이 급격히 줄고 손발이 붓고 옆구리 통증이 생겼다면 콩팥 기능 저하를 의심한다.
저탄고지 식단이 콩팥에는 치명적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 다이어트도 콩팥에는 독이다.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반태현 교수는 “소고기·돼지고기 등 적색육은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를 위해 장기간 고단백 식단을 먹으면 콩팥 혈류량이 늘면서 사구체 압력이 높아지고 과 여과를 유발한다. 결국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단백뇨가 생기고 콩팥이 손상되면서 만성 콩팥병 위험이 커진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고강지 교수 연구팀이 콩팥 기능 감소가 없는 고단백 섭취군 1000명을 대상으로 콩팥 기능을 평균 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총단백과 적색육 섭취량이 늘수록 콩팥 기능이 빠르게 감소해 말기 신부전 발생 위험도가 높아졌다.
살찌면 사구체 여과율도 떨어져
비만은 그 자체로 만성 콩팥병 위험 인자다. 비만으로 증가한 지방이 콩팥을 압박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진다. 세계신장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을 36%나 높인다. 국내 연구도 비슷하다.
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 연구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비만도에 따라 국내 만성 콩팥병 환자 유병률을 추적·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일수록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체질량 지수가 22.9 이하인 일반 체중군은 만성 콩팥병 유병률이 6.7%였지만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인 고도 비만군은 유병률이 25.2%로 네 배나 높았다.
"건강검진 받을 나이 아닌줄"…설사 잦은 20대 이것 늘었다
젊은 층 발병률 꾸준히 상승…가족력·식습관 등 주의해야

20대 중반의 김모(남성) 씨는 평소 설사가 잦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던 중 지난 9월부터 한달 동안 심한 설사와 복부 불편감이 지속됐다. 김 씨의 이런 건강 상태를 알게 된 가족들은 병원 방문을 권유했다. 과거 모친이 대장암을 앓았고 전이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입원해 CT와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검사 결과 하행결장에 부분폐쇄성 대장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임파선 전이가 된 좌측 대장암 3기였다. 김 씨는 곧바로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한달간 몸을 추스른 후 항암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평소 혼자 자취 생활을 하며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여성 이모 씨는 2019년 3월 어느 날 갑작스러운 복통과 함께 발열을 느꼈다. 심한 고통을 호소한 이 씨는 가까운 응급실로 이송됐다. 복부 CT 검사 결과에서 횡행결장에 큰 덩어리가 발견됐다. 가족력이 없었지만 걱정이 앞선 이 씨는 가천대 길병원으로 전원돼 입원 수속을 서둘러 밟고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대장암 2기였다. 곧바로 수술 일정이 잡혀 원위부 횡행결장을 포함한 복강경 좌위 결장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혹시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경구 항암치료를 몇 달간 지속했다. 현재 이 씨는 수술 후 2년이 지나 건강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정기 대장내시경 검진을 비롯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대장암은 고령이 주요 발병 원인이지만, 20대 대장암 환자도 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다.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암이 생겼으리라 생각하지 못해 방치하다가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또 조기 발견됐더라도 상대적으로 암 세포가 전신에 빠르게 퍼질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이원석 교수는 "대부분의 20대 대장암 환자는 별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무증상으로 지내다가 병기가 진행돼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암은 고령자에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건강검진에 소홀한 20대의 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5대 암(위, 간, 유방, 자궁경부,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20대는 최근 5년간 45%나 급증했다. 5대 암 중 20대 환자는 2014년 3621명에서 2018년 2만 1741명으로 급증했다. 대장암만 놓고 보면 2020년 20대 대장암 환자는 총 492명(남성276명, 여성 216명)으로 전체 환자 15만 9498명 중 0.3% 비중으로 크지 않지만, 최근 5년간 환자 수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원석 교수는 "대장암은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식습관이 불규칙한 경우 젊더라도 가벼운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가족력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생각될 경우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과 같은 검진을 받는 것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 검진을 위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대장암 주요 증상으로는 출혈과 배변습관 변화가 있다. 대장 출혈은 혈액이 대장을 지나면서 변색되기 때문에 개인이 알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피로감이나 허약감, 숨 참 등의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배변습관 변화로는 변비, 설사, 잔변감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우측 결장암은 소화불량,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좌측 결장암은 대변 굵기 감소나 배변 습관변화 등의 특징이 있다.
대장암 검사는 대변에 미세하게 섞여 있는 혈액을 시약을 통해 검출하는 '대변잠혈검사'로 이뤄진다. 이 검사에서 혈액이 검출되면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대장내시경검사는 대장 전체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용종제거술이나 조직검사 등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이원석 교수는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식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전체 음식물 중 지방 비율을 낮추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방향으로 식단을 꾸려야 한다"며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가급적 많이 섭취하고, 육류섭취나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규칙적인 식생활과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진행해 소화기 계통에 활력을 주는 것도 대장암 및 전체 암 발생을 현격히 감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는 외과적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암이 존재하는 부위를 따라 대장을 절제하며 관련 임파선과 혈관을 함께 절제한다. 최근에는 통증 경감과 빠른 회복, 운동이 가능한 복강경수술로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암의 진행정도에 따라서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면역요법이 이뤄진다.
당신의 건강자산 가치는 얼마입니까?
“기업이 위기 돌파 위해 경영 전략 짜듯 자신의 건강 유지에도 ‘경영 전략’ 필요”
건강을 자산으로 평가해 12가지 행동 패턴 습관화해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는 무엇일까. 시험에 낙방했을 때도, 경제적으로 쪼들릴 때도 아니다. 자신의 건강을 잃을 때가 최대 위기다. 기업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짜듯이 자신의 건강 유지에도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요즘 국제 의료계의 트렌드다. 건강을 자산으로 평가해 자극을 받고 12가지 행동 패턴을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대한의학회지(JKMS)에 건강 경영 전략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 연구의 기초 자료를 위해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한국건강학회 이사장)와 심진아 한림대 인공지능융합학부 교수는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인생 위기가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조사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인생 위기 1위는 ‘나의 건강’(18.6%)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과 ‘과도한 업무·피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18년에는 인생 위기 1위가 ‘미세먼지 등 환경’(18.9%)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나의 건강’이 1위로 올라온 것은 약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건강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시사저널 포토
윤 교수는 “위기를 위기로만 여기는 사람과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건강 유지에 의지가 있는 사람의 건강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 2배 좋은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밝혀졌다. 특히 우울증에서는 6배나 차이가 났다. 나는 환자를 진료할 때 꼭 묻는 말이 있다. 왜 건강해지고 싶은지를 물어보면 대개 마땅한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자신이 건강하려는 뚜렷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무병장수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확인됐다. 한마디로 건강은 목표를 가지고 경영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흔히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꼽는다. 그래서 새해에는 건강하라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자신도 건강을 챙기려고 다짐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다. 그나마 육체적 건강 상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요즘 건강의 개념은 육체적 건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건강에 대한 가장 명쾌한 정의는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건강이란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충족된 상태이지, 단순히 질병이나 병약함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육체적 건강은 인체에 질병이나 상처 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체력이 정상인 상태를, 정신적 건강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이겨낼 수 있으며 기분이 안정된 상태를, 사회적 건강은 사회적으로 자기 일을 잘 수행하고 사회적 인간관계가 좋은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 국제 의료계는 ‘영적(靈的) 건강’도 건강의 정의에 포함한다. 영적 건강이란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나 명상 등을 통해 삶의 분명한 의미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육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은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만으로는 지킬 수 없다. 건강해야 하는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주장이다. 위기에 처한 기업이 전략적 경영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제로 그는 건강을 경영하는 방법을 임상시험을 통해 찾았다. 그것이 자가건강경영전략(SAT-Life)이다. 다소 생소하지만 쉽게 정리하면, ‘강력한 동기부여→건강한 생활패턴→습관화→만성질환 예방→건강과 삶의 질 유지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건강도 자산으로 삼아 전략적으로 경영할 대상”
우선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 윤 교수가 제시한 방법은 건강 스캐닝(Health Scanning)이다. 스캐닝은 본래 병이 있는지를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검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자신의 건강 상태를 먼저 살펴야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그는 일반인이 손쉽게 건강 스캐닝을 하는 방법으로 ‘건강자산(Health Assets)’ 개념을 제시했다. 건강자산이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자산 가치로 산정한 것을 말한다.
연구를 통해 한 개인의 최대 건강자산은 일반적으로 연간 소득의 3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연간 소득 5805만원인 사람이 자신의 건강자산을 연간 소득의 3배로 인식한다면 그의 최대 건강자산은 약 1억7415만원이 된다. 이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100점, 즉 최고라고 생각할 때의 가치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평가한 점수가 50점이라면 현재 건강자산은 약 8707만원, 건강손실은 약 8707만원이다.
윤 교수는 “건강자산 개념은 건강의 가치를 수치화해 건강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함이지 단순히 건강을 돈의 가치로 매기는 것이 아니다. 총 건강 상태는 육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에 각각 가중치를 두고 평가해 총합 점수로 표시한다. 이 4가지에 대한 평가 점수가 총 100점이 될 때 최대 건강자산이 된다. 일반인이 계산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앱(건강자산K)을 개발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최대 건강자산, 현재 건강자산, 건강자산 손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의 건강에 얼마만큼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건강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앱을 내려받은 백하영씨(여·34)는 자신의 건강자산을 계산해 봤다. 최대 건강자산은 2억8656만원, 현재 건강자산은 1억9368만원으로 산출됐다. 이는 또래 30대 여성과 비교할 때 1억908만원 많은 수치다. 건강손실은 약 9288만원이다. 7~8년 동안 서울에서 필라테스 코치 경력을 가진 그는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을 관리한 보람을 느꼈다. 육체적 건강은 좋아도 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을 챙기지 못해 건강손실이 있는 것 같다. 이 앱을 사용하면 전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동기부여 후에 할 일은 자신의 행동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는 건강손실 가치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윤 교수는 수십 년 동안 환자를 진료하면서 육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 12가지 행동 패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1) 긍정적 마음 가지기 2) 규칙적인 운동 실천하기 3) 건강한 음식 바르게 먹기 4) 적극적인 삶 살기 5)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기 6) 남을 도울 수 있는 시간 갖기 7) 신앙·종교생활 하기 8) 금주하기 9) 금연하기 10) 과로는 금물, 나에게 맞는 생활 하기 11)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 보내기 12) 약물 복용하기 등이다(별도 표 ‘건강자산을 늘리기 위한 효과적인 행동 패턴’ 참고).
남을 도울 수 있는 시간 갖기는 실제로 연간 100시간의 자원봉사를 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에서 나온 항목이다. 과로는 금물, 나에게 맞는 생활 하기는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의미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 보내기는 친구든 가족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 즉 사회적 건강을 뜻한다. 약물 복용은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위한 약물을 착실히 복용하는 것도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눈 건강의 상관관계는?

안과 수술을 앞둔 김모씨(63세)는 코로나 19 백신 접종일정이 백내장 수술일 3일 전으로 잡히자 예정대로 수술을 진행해도 될지 수술 예정인 병원에 문의했다. 코로나 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기준 60세 이상 고령자 81.1%, 18세 이상 성인 47.5%가 3차 접종(부스터샷)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만큼 접종 후 혹시 모를 증상에 대한 궁금증이 늘고 있지만 전례가 없는 질환이라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 관련해서 여러 증상이 있지만 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정리했다.
■녹내장이나 백내장 수술이 백신 접종일과 가까우면 미뤄야 할까?
예방접종일 하루 전이나 후에 수술하는 것은 사실상 무방하다. 단 간혹 수술 후 통증으로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는 경우 항체생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런 경우를 대비해 일주일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코로나 19로 병원방문 자체를 꺼려 치료를 미루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녹내장과 같이 치료시기가 중요한 질환들은 적정시기를 놓치게 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백신 접종 후에 안구통증이 느껴지고 안압이 상승했는데 괜찮을까?
백신 접종 후 안구통증과 더불어 안압상승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가을 열린 대한안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코로나19백신 접종 후 안압상승이 급격하게 발생하는 질환인 급성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했다는 5건의 증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3건은 백신 접종 당일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백신이 안압을 높인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백신이 눈을 구성하는 물인 방수가 배출되는 통로인 방수유출로의 부종을 야기한다면 안압이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실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녹내장 환자나 만성 안질환 환자 중에 접종 후 이와 같은 증상을 느낀다면 주치의를 찾아가 경과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 후 시력저하가 올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일까?
미국의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VAERS)에 따르면, 2021년 12월 18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미국인 2억4077만5382명 중 9531명이 시야흐림 증상을, 311명은 시력저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작년 10월 31일 기준 시력저하 관련 의심신고가 623건(아스트라제네카 385, 화이자 173, 모더나 38, 얀센 27) 보고된 바가 있으나, 이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건들로 백신과 이상반응 간 인과성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코로나 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서 밝혔다. 인과관계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므로, 접종 후 본인이 차이를 체감한다면 병원을 방문해 혹시 모를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김안과병원 정종진 전문의는 “코로나 19 백신접종과 관련해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진료 시에 문의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접종 후 느껴지는 이상증상과 백신 간의 인과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이상증상이 느껴진다면 관련기관이나 병원에 문의하는 것을 권하며, 특히 이미 안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빨리 안과를 방문하여 경과를 지켜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받을 때, 초콜릿 대신 달걀 노른자 먹자 생긴 일

입맛이 가장 건강할 때는 언제일까. 맛을 느끼는 신생아의 미뢰(혀의 미각세포) 숫자는 성인보다 훨씬 많다. 그렇지만 미뢰의 수와 건강한 입맛이 비례하는 건 아니다. 입맛은 길들이기 나름이다. 식습관을 좌우하는 입맛은 근육과 같아서 더 건강해지도록 훈련할 수 있다.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학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굳어진다. 뇌에 각인된 자극적인 맛을 지우고 입맛을 혹사하던 환경을 개선하면 된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와 함께 단짠에 길든 입맛을 교정하는 6가지 실천법을 알아본다.
1 혀 닦기로 미뢰 깨끗하게 하기
단맛·짠맛에 길든 입맛을 교정하기 위한 준비 운동은 미뢰(혀의 미각세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맛을 느끼는 미뢰는 약 30일마다 재생된다. 미뢰를 깨끗하게 하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 미뢰 사이에 낀 자극적인 맛을 없애는 게 도움된다. 양치질할 땐 혀까지 깨끗이 닦는다. 혀에 백태가 끼면 음식의 맛이 미뢰에 전달이 잘 안 돼 입맛이 둔해질 수 있다.
미뢰를 재생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필수영양소인 아연·비타민B12·엽산이 풍부한 식품을 챙겨 먹으면 좋다. 특히 아연 성분은 음식물을 녹이고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하는 용액 역할을 한다. 조개류와 굴은 아연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비타민B12는 동물성 단백질에만 있는데 특히 닭고기·쇠고기·달걀·우유에 풍부하다. 시금치·파슬리 등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면 엽산을 챙길 수 있다.
2 과일 음료 대신 오이·민트 넣은 물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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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에 자주 노출되고 당 섭취가 과해지는 악순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음료수다. 시중에 판매되는 오렌지 주스 한 병(250mL 기준)의 당 함유량은 29g이다. 주스 한 병에 각설탕 10개(각설탕 한 개 약 3g)가 든 셈이다. 포도·알로에 등 과일 주스와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의 당 함량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고 2잔 정도의 우유를 마시면 단맛 음료를 덜 마실 수 있다고 권고한다. 맹물을 마시기 힘들면 오이·레몬·민트를 물이나 탄산수에 넣어 마시면 된다.
영유아 때 음료 마시는 습관은 입맛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음료를 통해 너무 이른 시기에 단맛에 노출되면 달콤한 음식·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 생후
1년 전까지는 시판되는 과일 주스나 과일맛 우유, 어린이 음료수 대신 물만 먹이는 게 좋다. 돌 이후여도 유아용 조제유나 과일 주스는 굳이 먹이지 않아도 된다.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감미료나 시럽을 넣는 게 일반적이다. 생과일과 생야채를 씹어 먹게 하는 것이 낫다.
3 토마토·양파로 단맛 내고 밑간은 레몬즙
입맛을 교정하려면 가족 전체가 식단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 음식은 조림·찜·볶음 같은 요리가 많아서 소금·간장·설탕이 공통으로 들어간다. 이런 재료를 덜 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어릴 때부터 탕류·젓갈류에 익숙해지면 짠 음식에 일찍부터 길드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어른 식성처럼 먹는 것을 마냥 좋아할 것만은 아니다.
조리 단계에서 단맛·짠맛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는 음식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간을 바꿔보는 것이다. 조미료·소스 사용 시 과일·채소 같은 천연 식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컨대 스파게티 소스로 토마토 케첩을 사용하기보다 단맛이 많이 나는 완숙 토마토를 익혀서 페이스트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단맛을 내는 대표 식재료는 양파다. 양파를 익히면 양파의 매운맛 성분이 분해되면서 설탕의 단맛과 유사한 물질로 전환된다.
생선의 밑간에 소금 대신 레몬즙을 뿌리면 쫄깃해지고 짭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소금양을 줄이면서 마늘·고춧가루·들깻가루나 바질·고수·커민·강황 같은 허브·향신료를 활용해 본다. 조리 과정을 많이 거치지 않은 것도 입맛을 교정하는 건강식이다. 고기를 양념할 땐 간장·소금·설탕 등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므로 그대로 구워 먹거나 삶아 먹는 게 좋다. 채소도 생으로 먹을 때 좋은 성분을 더 섭취할 수 있다. 데치고 무치는 과정에서 수용성 비타민이 파괴되고 설탕·기름 같은 것이 더 들어간다. 드레싱으로는 오메가3가 많은 들기름·올리브유를 약간 넣으면 된다.
4 기분 우울할 땐 견과류·두유·바나나 간식
스트레스받거나 우울할 때 찾는 쿠키·케이크 같은 간식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아지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기분을 느낄 때마다 습관적으로 달콤한 음식을 찾는 것은 장기적으로 감정 조절에는 별 도움이 안 되고, 단맛에 길들 뿐이다. 달콤한 음식은 보상 중추를 자극해 만족감을 느끼게 하지만 일정 수준에 이르면 그다음에는 더 강도 높은 자극이 들어가야 비슷한 만족감을 느낀다. 약간 우울하고 슬플 땐 트립토판 성분이 많이 든 식품을 간식으로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트립토판에서 만들어진다. 트립토판은 견과류·우유·달걀노른자 등에 많다.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결합할 땐 비타민B6와 마그네슘이 함께 합성되므로 관련 성분이 풍부한 바나나·두유 등을 함께 먹으면 좋다.
5 입맛 믿지 말고 영양성분표 확인
혀끝은 무디기 때문에 이 음식이 얼마나 달거나 짠지 잘 느끼지 못한다. 가공식품 등을 고를 땐 입맛에만 의지하지 말고 영양성분표를 보면서 당류·나트륨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성분표를 보면 ‘탄수화물’ 아래 ‘당류’가 적힌 것을 볼 수 있다. 음식을 만들 때 원재료에 들어 있는 당분 이외에 맛을 내기 위해 추가하는 첨가당으로 설탕이나 액상과당 등을 뜻한다. 첨가당이 없거나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단, ‘설탕 무첨가’ 같은 문구가 단맛이 적다는 걸 보장하는 건 아니다. 설탕 대신 저렴하면서도 단맛이 훨씬 강한 액상과당·포도당·올리고당을 포함한 경우가 많다.
6 타액 충분히 분비되게 여러 번 씹기
타액은 미각과 관련 깊다. 타액이 부족하면 음식물을 잘 이동하지 못해 미각세포가 분포한 혀 돌기를 자극하지 못한다. 여러 번 씹어 타액을 충분히 분비시키면 싱겁게 간을 해도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소화가 잘되고 체중 조절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맛을 즐기는 입맛으로 교정하는 데 도움된다.
요리할 때 재료를 조금 크게 썰거나 요리 위에 땅콩·호두 같은 견과류를 뿌리는 것도 여러 번 씹는 효과를 부른다. 강한 단맛·짠맛의 음식을 먹을 땐 즉각 맛이 느껴져 씹는 횟수가 줄어든다. 너무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턱관절에 좋지 않으니 피하는 게 좋다.
나이 들면 침 분비가 줄어들고 미각이 둔해지는데 이를 모른 채 점점 달고 짜게 먹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땐 레몬즙·식초 같은 신맛이 나는 식재료를 활용해서 침 분비를 자극하는 것이 좋다. 무설탕 껌을 5~10분 정도 씹거나 밤에 잘 때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아침 식사는 침 분비를 강하게 자극하므로 거르지 않도록 한다.
지금까지 떼아의 건강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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